철강관세 4월말까지 시간 벌었지만… 산업계 "더 큰 것 내주는 거 아니냐"

입력 2018-03-23 19:19   수정 2018-03-24 05:09

미·중 '통상 전면전' 새우 등 터지는 한국
골치 아파진 통상 당국

철강관세 영구 면제 지렛대로
미국, 한미 FTA 개정 협상서
자동차 추가 개방 요구할 듯
농축산품으로도 확대 가능성



[ 김일규 기자 ] 미국이 한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4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유예하기로 했다. 관련 업계는 “일단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그러나 미국이 철강·알루미늄 추가 관세 ‘영구 면제’를 조건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서 한국 자동차시장 추가 개방 같은 까다로운 요구를 할 가능성이 있어 ‘철강보다 더 큰 걸 내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백악관은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캐나다, 멕시코 등 6개국과 유럽연합(EU)에 대한 철강·알루미늄 추가 관세 부과를 유예하는 행정명령 수정안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당초 23일부터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었다. 이번 유예 조치로 한국은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백악관은 관세 유예에 대해 “철강과 알루미늄의 국제 과잉 생산을 줄이는 방법을 놓고 진행 중인 논의를 포함한 다양한 요인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논의 상황에 근거해 이 나라들에 대한 관세를 계속 면제할지 말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입할당(쿼터)제를 도입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CNN에 출연해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부과되지 않은 모든 나라는 쿼터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산 철강에 대한 추가 관세 영구 면제 여부를 가를 가장 중요한 변수는 한·미 FTA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21일 미 하원 세입위원회에서 “캐나다와 멕시코의 철강 관세 면제 여부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협상에 달렸다”면서 “우리는 한·미 FTA를 개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에 한국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한·미 FTA 개정 협상에서 최대 관심 분야인 자동차를 중심으로 다양한 요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對美) 자동차 수출액은 146억5100만달러였지만 미국산 자동차 수입액은 16억8500만달러였다. 대미 자동차 무역흑자(129억6600만달러)는 전체 대미 무역흑자의 72.4%를 차지했다. 미국은 자동차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한국 안전기준 대신 미국 안전기준만 맞춰도 되는 차량의 한국 수입 쿼터(연간 2만5000대) 확대, 한국산 픽업트럭(뚜껑 없는 적재함이 달린 소형트럭)에 대한 미국의 관세(25%) 부과 기간 연장 등을 요구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의 한국 시장 개방 요구가 농축산품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이 미국산 돼지고기 등에 최대 25%의 보복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히면서 수출길이 좁아진 미국이 한국에 농축산물 시장 추가 개방을 요구할 것이란 관측이 있다.

미국이 철강 관세 대신 갑자기 쿼터를 꺼낸 점도 부담이다. 정부가 한·미 FTA에서 일부 사안을 양보해도 철강 관세 영구면제가 아니라 철강 수출량을 제한하는 쿼터제를 적용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 통상 전문가는 “철강 관세라는 급한 불을 끄려다 더 큰 피해를 볼 수도 있다”며 “정부가 (협상에서) 손익 균형점을 찾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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